실손보험과 국민연금을 고정지출로 본 이유
보험은 우리 삶의 중요한 안전망이지만, 매달 빠져나가는 눈에 보이지 않는 고정지출이기도 합니다. 저는 실손보험과 국민연금을 ‘현재 사용할 수 없는 돈’이라는 관점에서 고정지출로 분류하고 있습니다.
특히 적립형이 아닌 순수 보장형 실손보험은 보험 만기 이후 아무것도 남지 않으며, 국민연금 역시 만 65세 이후가 되어야 수령할 수 있기에 당장은 활용할 수 없습니다.
이 글에서는 제가 직접 경험한 보험 가입, 해지, 세대 전환 과정 등을 바탕으로, 보험료를 절약하면서도 노후를 어떻게 준비할 수 있을지에 대한 현실적인 생각을 공유해 보려 합니다.
변액보험에서 얻은 값진 교훈
사회 초년생 시절이었습니다. 재테크에 막 관심이 생기기 시작할 무렵, 몇 권의 책을 읽고는 증권사가 아닌 보험사를 찾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그곳에서 변액보험을 권유받았죠.
상담 직원은 "보장도 받고, 투자 수익도 함께 누릴 수 있다"며 장점을 강조했습니다. 설명만 들으면 마치 보장과 수익을 동시에 잡을 수 있는 똑똑한 금융상품처럼 느껴졌고, 저는 큰 의심 없이 가입해 월급의 약 80%를 보험료로 납입하기 시작했습니다.
하지만 실제로는 달랐습니다. 몇 개월 동안 사업비와 각종 수수료로 인해 해약 환급금은 0원이었고, 1년이 지나도 원금의 절반 수준밖에 되지 않았습니다.
그때 깨달았습니다. “투자의 기본은 원금을 잃지 않는 것이다.” 이후 관련 자료를 찾아보며 분석한 결과, 몇 년을 납입해도 원금 회복조차 어렵다는 결론에 도달했고, 결국 손해를 감수하고 해지했습니다.
이 경험을 계기로 저는 저축성(적립형) 보험에는 다시는 가입하지 않겠다고 다짐하게 되었습니다.
실손보험, 최소한만 유지하게 된 이유
결혼 후에도 이러한 원칙은 변하지 않았습니다. 저희 가족은 꼭 필요한 보장만 남기고 나머지는 과감히 정리하는 방식으로 보험을 구성했습니다.
남편은 회사에서 제공하는 **단체 실손보험(2025년 기준 4세대)**으로 보장이 충분했기에, 별도 개인 보험은 들지 않았습니다. 저와 아이는 소멸성(순수 보장형) 실손보험에만 가입했습니다.
그 기준은 분명했습니다.
“실제로 활용 가능하고, 필요할 때 확실히 보장받을 수 있을 것.”
보험은 살아 있을 때 사용할 수 있는 ‘최소한’만 유지하고, 여유 자산은 예금·적금, 주식, 부동산 등으로 직접 운용하는 것이 더 현명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실손보험 전환하여 보험료 절약하기
과거 저와 아이는 모두 2세대 실손보험에 가입돼 있었습니다. 하지만 해마다 오르는 보험료가 부담이 되기 시작했습니다. 병원을 자주 가지 않음에도 매달 빠져나가는 보험료는 만만치 않았죠.
그래서 저는 2013년에 가입했던 2세대 실손보험을 해지하고, 2020년에 3세대 실손보험으로 갈아탔습니다. 체감되는 불편함은 거의 없었고, 보험료도 절약되어 만족스러웠습니다. 이후 2022년에는 아이 보험도 4세대 실손보험으로 변경했습니다.
현재 우리 가족의 월 보험료는 다음과 같습니다.
- 남편: 43,460원(월 평균, 연초에 회사복지포인트로 1년치 차감)
- 저: 23,800원
- 아이: 3,130원
- 월 보험료 총합: 약 70,390원
4세대 실손보험, 실제 체감은?
4세대 실손보험은 이전 세대보다 자기부담금이 높아졌지만, 청구 과정은 여전히 간편하고, 실제 체감상 불편함은 크지 않았습니다.
통원치료 기준
- 동네 병원: 1만 원 또는 20% 중 큰 금액 공제
- 대학병원: 2만 원 또는 20% 중 큰 금액 공제
- 비급여 항목: 3만 원 또는 30% 중 큰 금액 공제 (최대 보장 15만 원)
입원치료 기준
- 급여 항목: 20% 공제
- 비급여 항목: 30% 공제
- 보장 한도: 최대 3천만 원
가끔 CT나 초음파 같은 비급여 검사 및 치료비에서 18만 원 이상 청구되면, 공제 3만 원 후 나머지 금액에서 자기부담금이 발생하겠지만 자주 일어나는 일은 아니기에 통원비 최대 15만원 보장도 충분하다고 판단했습니다.
또한 고액 진료로 꼽히는 백혈병(혈액암) 치료 역시, 국가의 산정특례 제도를 통해 본인 부담이 크게 줄어드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런 점에서 4세대 실손보험도 실제 상황에서 충분한 보장력을 갖추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 보험은 예상치 못한 의료비를 대비하는 수단이라면, 노후를 대비하는 수단도 따로 필요합니다.
꼭 필요한 보장만 남기며 보험료를 정리했다면, 이제는 꼭 필요한 준비만 남기며 노후를 대비할 차례입니다.
매달 빠져나가는 또 하나의 고정지출, 국민연금. 저는 이 지출을 단순한 부담이 아닌, 미래를 위한 필수 비용으로 보고 전략적으로 접근하고 있습니다.
국민연금, 미래를 위한 고정지출
직장인은 매달 월급에서 자동으로 국민연금이 납부되지만, 전업주부는 선택이 가능합니다. 의외로 많은 분들이 모르고 계시지만, 전업주부도 ‘임의가입’이라는 방식으로 국민연금에 가입할 수 있습니다.
물론 “우리 세대에는 연금이 고갈될 것이다”라는 우려도 많습니다. 하지만 이런 이야기는 예전부터 반복돼 왔고, 저는 국가가 운영하는 공적 연금 제도라는 점에서 일정 수준의 신뢰를 가지고 가입하기로 했습니다.
남편은 이미 직장 가입자로 국민연금에 가입 중이고, 저도 노후에 안정적인 수입을 조금이라도 늘리기 위해 임의가입을 통해 국민연금 납부를 시작했습니다.
나의 연금 준비 상황
나의 국민연금 예상 수령액
- 현재까지 납부 기간: 208개월
- 만 60세까지 납부 시 → 만 65세부터 월 약 903,000원 수령 (2025년 현재가치 기준)
- 2021년 예상액은 736,000원이었는데, 물가 상승률이 반영되며 꾸준히 증가 중입니다.
추납 제도도 적극 활용하세요
예전에 국민연금을 납부하다가 중단했던 기간이 있다면, ‘추납 제도(추후 납부)’를 통해 과거의 납입 기간을 복원할 수 있습니다.
저 역시 과거 몇 년치를 추납하여 연금 수령액을 늘렸습니다. 이 제도는 납입 기간이 길수록 연금액이 증가하는 구조이기 때문에, 관심 있으신 분들께 꼭 권하고 싶습니다.
마무리하며 – 보험과 노후준비, 균형 잡기
보험은 분명 인생에서 중요한 안전장치입니다. 하지만 보험료는 나이가 들수록 계속 인상되기 때문에, 정작 60~70대에 경제적 여유가 줄어드는 시기에 보험료 부담을 감당하지 못해 해지하는 사례도 적지 않습니다.
특히 노년기에는 병원비 지출이 늘어나기 때문에, 저는 보험은 꼭 필요한 최소한의 보장만 유지하고, 그 외의 여유 자산은 저축과 투자 등으로 직접 운용하여 노후 생활비와 의료비를 대비하는 것이 보다 현실적이고 유연한 전략이라고 생각합니다.
지금부터라도 국민연금, 연금저축, IRP와 같은 다양한 방법으로 계획적인 노후 준비를 시작해 보시길 권해드립니다.
💡 TIP 요약
✅ 실손보험은 순수 보장형으로, 꼭 필요한 만큼만 유지✅ 보험료가 부담되면 세대 변경도 고려
✅ 전업주부도 국민연금 임의가입 가능
✅ 추납 제도를 통해 수령액 증가 가능
✅ 보험에 의존하기보다 직접 자산을 운용하며 노후 생활비와 의료비 대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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